청각장애인 화상전화기 '그림의 떡'

청각장애인 화상전화기 '그림의 떡'
공급대상 제한… 인터넷 이용료 부담에 외면


경남 김해시 등 경남도 내 각 시·군이 청각장애인용 화상전화기를 무료로 보급하고 있으나 공급대상이 극히 일부에 그치고 있는 데다 같은 기종끼리만 통화가 가능한 점 등 제한된 통화 기능으로 장애인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경남도는 특수시책사업으로 지난 2004년 이후 청각장애인에 1대당 44만 원에 달하는 화상전화기를 공급해 오고 있으나 23일 현재 화상전화기 공급대수는 295대에 불과하다. 경남도 내 1∼4급 청각장애인이 8000여 명에 달한다는 점에서 이같은 공급실적을 볼 때 청각장애인 27명 중 한 명만이 화상전화기를 사용하는 셈이다.

때문에 일부 청각장애인에게만 화상전화기가 공급된 터라 실제 전화기를 이용하기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농촌 지역인 군 단위에서는 화상전화기 보급실적이 더 열악하다. 농촌지역 내 청각장애인 대부분이 화상전화기가 없어 전화기를 설치한다 해도 애물단지가 될 수 밖에 없다.

특히 화상전화기 통화는 인터넷 화면을 통해서만 가능하기 때문에 상당수 청각 장애인들은 월평균 2만 원에 달하는 이용요금 부담으로 인해 일선 시군의 무료 보급에도 신청을 꺼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올해도 경남도가 지역 내 청각장애인에게 200대의 화상전화기를 공급하기로 하고 신청을 받고 있음에도 김해의 경우 아직 6대에 그치는 등 신청접수 실적이 크게 저조하다.

이는 다른 시군도 거의 비슷하다. 화상전화기 보급대상이 1∼4급 청각장애인에다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 또는 차상위계층, 저소득층으로 지나치게 한정된 점도 전화기 보급실적을 더디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경남도 장애인복지 담당자는 "지난해 9월 보급대상을 차상위계층과 저소득계층까지 확대했고 앞으로 전화기 설치대수가 늘어나면 청각장애인에게 좋은 통신 수단이 될 것"이라며 "보급대상을 보다 확대하고 이용료 지원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노수윤 기자 synho@kookje.co.kr


노수윤 기자 synho@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