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애인부모회 경기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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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아동을 위한 음악치료

관리자 | 2006.08.21 00:00 | 조회 174
김 진아
Jinah Kim, RMTh.

이번 호부터는 3회 연속적으로 음악치료가 특수아동들에게 어떻게 실행되는가를 필자가 영국과 우리나라에서 치료했던 아동들의 구체적 임상 예를 들어가며 살펴보겠다. 본 글에서 필자가 소개하는 어린이들은 비밀보장을 위해 전부 가명을 사용하였다.
지난 호에서 강조되었듯이 음악치료는 치료하는 대상에 따라 치료의 목표와 접근방법이 달라진다. 특수아동을 위한 음악치료에서는 각 어린이가 가지고 있는 신체적, 정서적, 정신적 장애의 종류와 정도, 각자의 필요성과 음악적ㆍ비음악적 성향 및 특성 등이 그들의 기질, 환경 및 발달력 등과 함께 종합적으로 고려 되어져야 한다. 지난 호에서도 이미 설명하였듯이 음악치료는 거의 모든 장애인을 대상으로 사용되어질 수 있다. 그러나 필자는 지면상 특수아동들과 주로 많이 사용하는 음악치료의 방법인 즉흥연주를 바탕으로 한 음악치료의 실례를 발달장애 및 정서ㆍ행동장애의 아동들로 국한시켜 실행해 나가겠다.

1. 음악(소리)과 인간의 삶
인간은 어머니 뱃속에 잉태되는 순간부터 소리와 움직임의 세계에 둘러싸인다. 어머니의 심장박동소리, 소화기관의 소리, 외부에서 들려오는 소리, 태아의 신체기관에서 나는 소리 등 태아는 이미 소리환경에 익숙해져 있고 이러한 환경에 반응한다는 것이 유아발달학 연구 등을 통해 계속 증명되고 있다. 따라서 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 적극적으로 소리와 움직임을 이용해 자신을 표현하고 외부세계와 의사소통을 이루어 나간다는 것은 전혀 놀라운 사실이 아니다. 그리고 이러한 의사소통은 아기가 자라남에 따라 더욱 세분화되고 정교해 진다.
인간의 삶에서 음악(소리)이 차지하는 비중은 막대하다. 예를 들면 모든 움직임에는 리듬과 박자, 강약, 크기 등이 있고,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말’에도 음높이, 음색, 리듬, 강약 등이 내재되어 있다. 따라서 인간이 음악에 반응하는 것은 생존에 필요한 타고난 능력이라 하겠다. 음악치료는 이러한 인간의 기본능력을 바탕으로 시작되며, 장애아동과 일하는 음악치료사는 아동의 모든 음악적 요소들을 의사소통의 주매개체로 사용하여 궁극적으로는 치료적 목표를 달성해 나간다. 아무런 의미가 없어 보이는 특수아동들의 반복적 몸동작, 행동 및 음성등도 항상 음악적 의사소통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구체적인 예를 들어보겠다. 석현이는 6이며 전반적 발달장애(자폐적 성향이 두드러짐)로 서울의 모 소아정신과에서 음악치료에 의뢰되었다. 석현이는 음악치료실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저항이 몹시 심했고, 자꾸 밖으로 나가려고만 하는 것을 막자 심하게 성질을 부리며 귀가 괴로울 정도의 높은 소리로 계속 울어댔다. 필자는 피아노로 가서 석현이의 울음이 높낮이와 조성, 리듬, 강도 등을 그대로 표현하여 피아노로 즉흥연주를 시작하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석현이는 필자가 연주하는 음악이 자신의 울음소리를 반영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 듯 갑자기 울음을 멈추고 귀를 기울였다. 잠시 후 석현이는 다시 울기 시작했고, 울면서 필자의 음악이 계속 자신을 따라오고 있는지를 확인하듯이 자신의 울음소리를 변화해 가기 시작했다. 석현이의 우는 소리와 나의 음악이 상호작용을 시작한 것이다. 필자는 당시 연주하고 있던 음악의 조성을 바꾸어 보았다. 그러자 석현이의 우는 소리의 선율도 바뀐 조성을 따라왔다. 어느덧 아이의 울음소리는 그 강도가 점차 약해지고 느려지더니 치료를 시작한지 약 15분이 경과하자 울음을 그쳤다. 아이는 잠시 후 피아노쪽으로 오더니 자신의 울음소리를 그대로 반영했던 피아노가 신기한지 피아노의 하단부를 쳐보기 시작했다. 이것은 음악치료사가 어떻게 아이들과 음악안에서 만나고 관계를 발전시켜가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 하겠다. 노도프-로빈스(Nordoff-Robbins,1971)는 음악치료사들에게 어린이의 수준과 상대에 맞추어 음악적으로 반응할 것을 다음과 같이 강조하고 있다; 아이가 있는 그곳에서 만나시오(meeting the child where he/she is).

2. 임상즉흥연주
위의 예는 음악치료사가 어떻게 음악을 사용하여 저항이 심한 어린이와 첫 만남을 시도할 수 있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특수아동을 위한 음악치료 선구자들인 알빈(Alvin, 1968, 1976)과 노도프-로빈스(1971)은 모두 임상즉흥연주(clinical improvisation)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임상즉흥연주란 음악치료사가 치료적 상황에서 치료의 목적을 가지고 즉흥연주를 체계적으로 피치료자와의 발전시켜 나가는 것을 뜻한다. 즉흥연주는 특히 치료사와 어린이 간의 비언어적 의사소통을 가능케 하여 치료적 관계형성의 발전 및 변화를 가져온다. 따라서 음악치료사의 훈련과정에서 가장 중시되고 기본이 되는 분야가 즉흥연주의 훈련과정이라 할 수 있다. 어린이들과의 임상즉흥연주는 보통 다음과 같다. 첫째, 아기나 음성(노래)으로 즉흥연주를 하는 경우가 있고, 들째 기존의 곡이나 노래로 즉흥적 편곡 및 변주를 하여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실제 임상에서는 어린이들과 어떻게 즉흥연주가 이루어지는지 살펴보기로 하자.
음악치료에서는 어린이가 쉽게 접근하고 소리를 낼 수 있는 광범위한 종류의 악기들(주로 타악기)이 많이 사용된다. 음악치료사는 어린이들에게 스스로 악기나 자신의 목소리를 통해 소리의 세계를 경험하고 자신만의 소리를 창조할 수 있게 돕는 한편, 매 순간 어린이 개개인의 필요성과 치료적 상황 및 단계에 알맞게 반응함으로써 치료과정의 발전을 꾀한다. 이때 각 치료과정은 획일적이지 않고 개별적인 특이성을 가지게 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아동이 좋아하는 노래나 곡들이 사용되는 때도 있다.
치료과정에서 음악치료사는 자신의 음악적 기술과 지식을 적절히 사용해야 한다. 매 순간 어떤 음악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는 특수아동의의 필요성과 병리에 대한 이해, 치료과정에 대한 통찰력, 아동과 치료사의 음악적 성향, 임상경험에서 오는 직관적 선택 등에 의해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음악치료의 효과는 이러한 과정에서 생겨나는 총체적 변화를 뜻한다.

3. 즉흥연주를 바탕으로 하는 음악치료의 대표적ㆍ일반적 효과
1) 신체적 발달: 악기를 연주하거나 목소리를 사용하는 경험은 다양한 신체기관을 사용하게 하
여 이들 기관의 기능을 발달시킨다. 이러한 경험은 신체 감각 중 청각만을 발달시키는 것이
아니라 촉각, 시각, 운동감각 등을 총체적으로 자극하여 자연스럽게 신체 각 기관의 감각 통합의 효과를 가져온다. 그 결과로 특수아동의 신체적 인지도(physical awareness)가 증가
할 수 있다. 음악은 또한 자연스럽게 신체동을 유발시킨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음악에 맞
추어 손가락을 두드린다던지 가볍게 몸을 움직여 본 경험을 누구나 있을 것이다. 음악은 신
체 장애아들을 자연스럽게 움직임을 세계로 유도 할 수 있다.
임상 예) 3세 6개월 된 안나(Anna)는 반신마비(hemiplegia) 장애아동으로, 음악치료시간에
악기연주, 특히 팀파니 연주를 매우 즐거워했다. 당시 안나는 어머니와 보행기아동(mother
& toddler group)에 참여하고 있었는데 처음에는 마비가 안된 왼손으로만 연주했으나 차츰
치료사와 어머니의 격려와 칭찬속에 오른손을 사용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북채를 잡고 있는
것 조차 어려웠으나 수개월 후에는 차츰 북채를 잡는 오른손의 힘과 동작에 자신감이 생겨
팀파니 연주를 훌륭하게 수행할 수 있게 되었다.

2) 자기표현의 발달: 인간은 어느 시대에나 음악을 통해 자신의 감정 및 내면세계를 표현해
왔다. 음악치료는 말을 할 수 없는 어린이는 물론, 말은 할 수 있으나 자신을 잘 표현하지 못
하는 아동들에게 안전한 비언어적 자기표현의 장을 마련해 준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음악
이 아동들에게 자신을 표현할 동기를 부여한다는 사실이다. 음악을 통해 어린이들은 자신을
표현함으로써 정서와 신체의 긴장을 배출하게 된다. 또한 음악적 경험은 어린이들에게 자신
의 소리뿐 아니라 남이 만드는 소리에도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게 한다. 이러한 과정은 궁극
적으로는 언어발달을 가져올 수 있다.
임상 예) 5세인 사라는 언어지연 및 발달장애의 진단을 받은 아동으로 언어치료사에 의해 음
악치료에 의뢰되었다. 초기 음악치료를 시작할 당시 어머니의 가장 큰 걱정은 사라의 언어지
연이었고, 당시 사라는 ‘Mama, bye-bye’ 정도의 말을 할 수 있었다. 사라와의 음악치료는
사라의 자발적 음성사용을 유발 할 수 있는 음악적 활동들로 꾸며졌고, 3개월 후에는 제한적
이지만 자신의 의사를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변해 있었다. ‘안돼, 내려놔(no,
put it down), 음악아, 안녕(good- bye to music).’

3) 관계성 발달: 음악을 함께 연주하거나 노래를 부르는 경험은 사람과 사람을 자연스럽게 연결
시킨다. 즉 음악은 매우 사회적인 활동이다. 음악적 상호작용은 아동과 치료사의 관계를 형성
하고 발전시키며,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자신과 타인에 대한 자각과 이해가 발달되고 궁극적으
로는 사회성이 발달한다.
임상 예) 10세인 필립은 자폐아(성학대를 받았던 아이)로 음악치료에 의뢰될 당시 심학 학습
장애와 정서ㆍ행동장애, 간질 등의 중복장애를 함께 가지고 있었다. 음악치료에 의뢰된 이유
는 그가 경험하고 있던 심한 좌절감이나 감당하기 어려운 분노와 슬픔 등의 감정들이 표출할
곳을 찾지 못하고 난폭한 행동으로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필립은 1년여에 걸친 음악치료를
통해 악기로 자신을 표현할 수 있게 되었고, 치료사와 신뢰할 수 있는 관계를 쌓음으로써 치
료실 밖에서의 난폭한 행동이 많이 줄어들게 되었고, 나아가서는 또래 친구들에게도 서서히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였다.

4) 창조성 발달: 음악을 통한 표현 행위는 근본적으로 창조의 행위이다. 아동은 음악을 통해 자
신이 말로 표현하기 힘들거나 할 수 없는 정서를 승화시킬 수 있다. 음악치료사는 그러한 과
정을 지지해고 도와준다. 이 과정을 통해 아동의 상상력과 놀이기술, 자존감이 발전되고 길러
질 수 있다.
임상 예) 6세인 마이클은 정서ㆍ행동장애아로 런던의 모기관에서 정서ㆍ행동장애 아동들이
다니는 특수학급을 다니고 있었다. 마이클의 경우 입양아로 당시 가정에서 많은 문제행동을
보이고 있었다. 실제 칼을 들고 양부모와 유치원 보모를 죽이겠다고 위협했던 적이 있을 정
도였다. 음악치료를 약 6개월간 받으면서 마이클은 악기를 상징적으로 표현, 연주하기 시작
했고, 악기 자체와 치료사에게 현재 자신에게 중요한 사람들의 역할을 부여함으로써 자신이
경험하고 있던 갈등들을 서서히 해결해 가기 시작했다. 안타깝게도 마이클과의 음악치료는
필자가 한국으로 돌아오는 바람에 6개월 만에 종결되었지만, 후임 음악치료사가 치료를 지속
시켜 나갈 계획이었고 그에 대한 마이클의 적응도 빨랐다고 전해 들었다.

4. 결론
지금까지 특수아동들에게 주로 사용되는 즉흥연주를 바탕으로 하는 음악치료를 간단한 임상 예를 들어가며 설명했다. 인간은 음악적 존재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우리의 생활은 음악적 요소를 많이 내포하고 있고, 우리는 누구나 음악에 반응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에 음악치료는 시작된다. 따라서 음악치료사는 어린이들에게서 음악적 요소를 발견할 수 있고, 그것을 비언어적 공감대를 형성 할 수 있는 의사소통의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음악치료사에게 깊이 있는 음악적 기술과 지식은 필수적이라 하겠다.
이것은 곧 매 순간 순간마다 특수아동이 필요로 하는 음악적 반응을 다양하게 할 수 있게 한다. 이러한 음악적 경험은 곧 치료적 관계성과 어린이의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쳐 어린이에게 총체적 효과를 가져오게 한다.
앞에서 언급한 대표적이며 일반적인 효과 외에도 음악치료의 효과는 여러 가지로 나타날 수 있다. 예를 들면 정서불안증세를 보여 주의집중이 안되는 어린이가 음악치료를 통해 집중력과 주의력이 길러 질 수도 있고 그 결과로 학습능력이 향상될 수 있는 것이다.

참고서적
Alvin, J (1968) Music Therapy for the Autistic Child. Oxford University Press
Alvin, J (1976) Music for the Handicapped Child. Oxford University Press
Nordoff, P., Robbins, C (1971) Therapy in Music for Handicapped Children. London
Gollan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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